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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US ASIA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교환학생행이 결정된 것은 2017학년도 1학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가게 된 학교는 일본의 치바현에 위치한 치바대학인데, 도쿄와 가깝고 디자인 교육의 역사가 깊은 학교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평소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었지만 일본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해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여름 방학 동안 학원을 다니며 일본어를 공부하고 동시에 일본 유학생 카페 등을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했다. 최종적으로는 9월 말이 되어서 출국하게 되었는데, 여지껏 느껴본 적 없던 긴장감과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도착 후 며칠간은 정신 없이 지냈다. 건강보험 서류 작업이나, 유학생 지원금을 받을 송금 계좌 개설 따위의 일을 처리하고, 대학 캠퍼스에서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 참가하거나 기타 수업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본격적인 공부는 일주일 후인 10월 둘째주부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디자인 수업 외에 일본어 수업도 포함되어있어 일본 생활에 적응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2018년 8월까지 약 1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며 유학 생활을 했다.

 

일본의 대학 시스템은 한국과 조금 달라서 한 학기를 총 3개의 텀Term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이 중 한 텀은 방학 기간을 끼고 있어 워크샵이나 현장실습 실험 등이 주가 되기 때문에 한국의 계절학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한 학기를 두 기간으로 나눈 셈이다.
중요한 강의들은 한 학기를 차지하지만, 한 텀 동안만 진행되는 강의도 많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수업의 부담감이 적고 주제 선정이 자유로운 편이다.

그 덕분인지 실험적인 강의들이 눈에 띄었다. 3만엔의 지원금 한도 내에서 생산 가능한 디자인 제품을 기획, 마켓에 출품해 수익을 얻어보는 강의나, 미래 도시의 형태에 대해서 상상해보고 거기서 사용될 시각적인 생산물을 디자인해보는 강의 등이 특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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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바현 캐릭터 ‘치바 군チ〡バくん’ 상품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수업이 실험적인 주제로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수업 중에는 치바 지역 상품의 패키지 디자인을 포함해 브랜드 전반에 대한 리디자인을 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벤치마킹 등 시장조사를 포함해서 수 차례의 시안 작업, 실제 목업 제작 등의 과정을 거쳐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공부가 되었다. 이 수업을 통해 브랜딩 작업 감각을 익힐 수 있었고, 나아가 일본 전반의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 2.jpeg

△ 수업 ‘The world she never knew’의 친목 술자리 사진. 우측 상단이 선생님으로, 도시바에서 현직 디자이너로 재직하며 강의를 병행하셨다.


치바 대학에서의 공부가 의미가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사회 전반에서 활동하는 졸업생들의 강의다. 우리나라에도 알려져있는 도시바, 닛산을 포함해서 최대 광고 회사인 덴츠 등 대기업에서 졸업생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강의들이 다수 있었다. 의외로 디자인 방법론과 같은 이론을 얕게 다루지 않았고, 실제 당시 그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 3.jpg

△ 전통 주택에서 유학생 친구들과 함께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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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 모두 함께한 생일파티

 

일본에서의 디자인 공부 자체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유학생으로써의 생활 또한 못지않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

다양한 나라에서 찾아온 유학생들과 함께 유학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가졌던 편견이나 스테레오 타입을 인식하게 되었고,

다른 문화권의 사회 구조나 가치관에 대해서 나 스스로의 관점을 고민했다.

 

사진 5.jpeg

△ 친구들 모두 함께한 생일파티

 

유학 생활이라는 새로운 경험 자체가 나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다.

모든 것이 낯선 외국에서의 생활은 처음에는 두려움이었다. 첫 날에는 쇼핑몰에서 생필품을 사는 것도, 방 밖으로 나서는 것도 대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적응하면서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고, 여행도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해보면서 어떤 새로운 도전도 대면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교환 학생이라는 경험은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학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고, 일반적으로 디자이너에게 어학 능력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펙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해외 경험이 분명 메리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문화권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디자인, 특히 그동안 배워온 디자인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볼 기회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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