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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는 디자이너의 자세: Jeongjin Park

 

한국에선 아직 한여름의 더위를 느끼기 전이었다. 우리는 중국 저장대학교에서 열리는 캠퍼스아시아 디자인 리더십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모였다. 개인적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이 강했던 터라 중국 워크숍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떨쳐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이 워크숍은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Project Based Learning을 통해 진행된다. 수업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현장 기반의 프로젝트를 통해 보다 실질적인 방법으로 디자인 교육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번 중국 워크숍은 세계적인 기업 Alibaba와 함께한다는 소식에 그 기대감이 더 했다. 그렇게 막연한 걱정과 기대감을 안고 시작했다.

 

길지 않은 시간을 기내에서 보내고 중국 샤오산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의 첫 인상은 다른 공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입국 수속엔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모든 외국인 입국자의 지문과 사진을 촬영하는데, 입국 인원에 비해 공항 직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수속을 마친 우리는 준비된 작은 버스에 짐을 싣고 저장대학교로 향했다. 이동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렸다. 버스에서 바라본 풍경 중 인상 깊었던 점은 도시가 무척 ‘크다’는 점이었다. 중국의 규모와 인구수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구조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척 컸다. 단순히 ‘크다’라는 표현으로는 온전히 설명이 어려울 만큼 압도적인 것도 있었다.

 

워크숍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Alibaba.com을 운영하는 Alibaba Group의UEDUser Experience Design팀과 함께 진행됐다. New era, New Opportunity를 슬로건으로 진행된 워크숍의 주제는 Freshfoods of supermarket / Luxury retail / Logistics / Live Performances의 4가지 테마로 나뉘어졌다. 각 테마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로, 워크숍의 목표는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실질적으로 고민해보는 것이었다.

 

그림1.png

△ 워크숍 시작 전 ‘서비스 디자인 특강’을 진행하는 치바대학교 마코토 와타나베 교수

 

워크숍은 현장답사와 함께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답사 장소는 Alibaba Xixi Park였다. 저장대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약15분 정도 이동했다. Xixi Park 내부에는 많은 매장들이 있었다. 지하에는 신선식품 등을 판매하는 마켓이 있었는데, 이 매장은 온라인으로도 쇼핑이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은 곧 바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동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직접 보기 전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특이한 구조다. 의류 매장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해 가상으로 옷을 입어보고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매장을 방문했다.

Alibaba는 스마트 장비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QR코드는 Alibaba가 구축한 생태계에서 필수적이었다. 당시 Xixi Park를 직접 경험한 과정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실제로 경험하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실무 과정의 첫 단계와 같았다. 중국의 서비스 환경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이후 Alibaba Xixi Campus로 이동했다. Alibaba UED팀이 실제로 근무하는 곳이다. 우리가 아는 판교의 모습과 비슷했던 것 같다. 회사를 Campus라고 부르는 이유는 회사 내에서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선임들의 강의도 이루어지는 등 교육도 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모든 것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중국이라고 하면 사회주의 국가의 폐쇄적인 문화를 떠올렸는데 생각보다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던 동력이 아니었을까?

 

워크숍은 Alibaba UED팀의 개별 강의와 함께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각 주제별로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Alibaba UED팀의 실무 프로세스를 소개하는 강의였다. 업무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문제점, 앞으로의 고민 등을 실무자를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그 문제와 고민은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주제가 되기도 했다.

강의를 듣고 과제를 부여 받은 우리는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우리는 테마는 Luxury retail 이었다. 총 5명으로 구성된 우리 조는 일본 학생 1명, 중국 학생 1명 그리고 싱가폴 학생 2명으로 구성됐다. 아이디어 회의는 말 보다는 그림이 많았던 것 같다. 다른 조에 비해 우리 구성원들은 영어가 능숙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지만 이렇게 소통된 자료들은 이후에 큰 도움이 됐다. 오히려 말보다 직관적인 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에 치바대학교 와타나베 교수의 서비스 디자인 특강 강의가 있었는데, 회의 과정에서 그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됐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야기는 몇 번 들어본 적 있지만 워크숍에서 했던 것처럼 집중적으로 시간을 갖고 고민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전공이 달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인 관심도 많지 않았다.

시각 디자인은 대체로 통합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과정이나 잡지의 전반적인 페이지네이션을 고려하는 작업도 그렇다. 서체를 디자인 할 때도 전체적인 인상을 고려한다. 서비스 디자인 역시 전체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는데 기존에 해오던 전공 분야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디자인은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영역이 합쳐진 분야로 이해된다.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 디자인적 사고방식이 접목된 개념이다. 관련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일본 학생의 의견이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됐다. Alibaba UED팀의 실무자도 함께였는데, 그는 적극적인 피드백과 함께 회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민들을 함께 해결해주었다.

‘이게 될까?’ 싶은 문제들이 있으면 현실적인 피드백과 함께 장·단점을 파악해줬다. 덕분에 조금 더 큰 관점에서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중국과 같은 큰 나라에서 이런 분야에 대해 조금 더 심층적으로 접근해볼 수 있었던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서비스 기획과 구체적인 실현 과정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워크숍 셋째 날은 발표가 있었다. 짧은 시간 회의한 내용을 발표하고 방향성에 대한 검토를 받는 날이다. 워크숍의 목적이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향성에 대한 검토는 필수적이었던 것 같다. 실용성이 전제되지 않은 디자인 기획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디자이너의 기획은 때로 현실적이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그림2.png

△ A조가 fresh foods of supermarket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발표를 마치고 조별로 식사를 함께 했다. 보통은 주문해서 식사를 해결했다. 중국도 배달 서비스가 꽤 잘 갖춰져 있었다. 아무튼 이 날은 밖으로 나갔다. 저장대학교 동문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때나 회의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들을 묻곤 했다. 중국인 Mengyao는 일본과 한국의 물가에 놀라곤 했다. 우리는 반대로 중국의 물가에 놀랐다. 이 외에 각자의 전공이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싱가폴에서 온 Jeremy나 Jinqi는 20대 초반의 열정이 느껴졌고 대학원생인 Mengyao와 Meoko에겐 전공 분야에 대한 고민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묻어나곤 했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발표 후, 우리는 최종 발표를 위한 시각화 과정을 준비했다. 각자 필요한 내용을 준비해 자료를 모았다. 협업은 원활히 이루어졌다. 회의 때 그렸던 그림들은 훌륭한 자료가 됐다. 기존에 진행했던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방식의 발표들이 이어졌다. 짧은 시간 영상을 준비한 조도 있었다. 모든 발표들이 결과물보단 과정에 집중했다.

 

서비스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디자인 자체가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람에 대한 깊은 배려가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 좋은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비즈니스 구조 역시 중요하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모아 적절한 해답을 내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우리는 대부분 협업에 취약하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타국의 디자인 전공자들과 생각을 모을 수 있던 시간은 중요한 경험이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도 의견을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다. 상호간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으로 회의에 임했던 것 같다. 평소에도 이와 같은 태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Alibaba Group의 환경과 기술을 직접 보고 체험해볼 수 있었던 점 또한 긍정적이다. 중국은 스마트 장치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일반 음식점에서도 학생 식당에서도 QR코드를 활용한 결제가 이뤄지고 있었고 Ali pay가 가지는 영향력은 직접 보기 전에는 상상하기 어렵다. 어떤 부분에선 우리나라보다 앞서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최종 발표는 Alibaba Xixi Campus 내에서 이루어졌다. 워크숍을 함께했던 UED팀 직원들 외에 임원급 직원과 교수님들도 함께했다. 결과에 대한 경쟁구도보다 각자가 체험하고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소개하는 분위기였다. 실효성에 대한 부분에는 의문점이 남지만, 생각해보면 이 워크숍의 취지는 완성도 높은 제안보다 Alibaba UED팀의 프로세스를 경험해보는 데 있던 것 같다.

이번 워크숍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는 디자이너의 자세’를 일상의 밀접한 분야와 연관지어 생각해보자는 취지였다. 국내에서도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이슈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고, 각 분야별로 이에 따른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새로운 시대는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

 

중국은 방대한 시장 체제 안에서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스마트 기기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개인적인 견해다. 국가 정책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수도 있고 한 그룹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미 이런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고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Alibaba는 그들의 사업 분야에서 더 나은 서비스에 대한 고민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에 대한 고민 자체가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는 것 같다.

사회는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들로 이루어진다. 기업 입장에서 개인에 대한 깊은 고민과 배려는 자연스럽게 더 나은 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다. Alibaba의 고민이 그랬고 우리 모두는 그에 대한 가치를 공유했다. 중국을 오기 전에 가졌던 막연한 인상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이었는지 숙연해지기만 한다.

 

경쟁 구도를 떠나 자유롭게 생각을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낯선 언어로 서로의 생각을 모으는 과정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 워크숍을 통한 경험과 표현의 과정에서 우리는 디자인의 가능성을 생각했다. 진행 과정에서 별다른 갈등 없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건 모두가 디자인의 가치에 대해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더 나은 서비스에 대한 고민은 더 나은 삶에 대한 고민으로 확정되어 새로운 사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디자이너의 자세도 앞선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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